깨끗하고 안전한 지하수 자원, 국가 경쟁력 지표 강조

페이퍼컴퍼니 시장질서 무너뜨려…법적 제재 시급

‘회원사 권익보호 및 공정한 산업 환경 조성’ 약속

 

[국토일보 선병규 기자] 국내 유일의 지하수 법정단체인 (사)한국지하수·지열협회를 이끌고 있는 전동수 회장(명성엔지니어링 대표)은 지난해 2월 회장 연임에 성공하며, 업계 발전을 위해 다시 한번 총력을 쏟고 있다.

 

전동수 회장은 “미래에는 세계 각국이 얼마나 깨끗하고 안전한 수자원을 확보했는지가 국가 경쟁력의 지표가 될 것이며, 지하수의 역할과 그 중요성 역시 더욱 강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전 회장은 지자체의 방치공 확산 및 지하수 오염, 관리 미흡 등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국회와 정부를 오가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전 회장은 “지하수 신고시설에도 허가시설처럼 유효기간을 도입해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지하수 및 지열산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전동수 회장을 만나봤다.

-지하수·지열 산업의 연관성 및 시너지효과가 궁금합니다.

 

▲지하수와 지열 모두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땅 밑 지하에 존재하지만 그 가치와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최근 시행된 지하수법에도 ‘지하수열’의 개념이 도입되면서 지하수는 물론 이를 활용한 열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하수와 지하수열을 활용한 냉난방시스템 모두 기본적으로 땅을 굴착하고 관련 설비들을 시공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사용자가 지하수와 지하수열 모두 이용하고자 한다면, 한 번의 굴착으로 각각의 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을 것입니다.

 

지하수열을 이용한 냉난방시스템은 지하수의 연평균 온도가 일정하다는 특성을 이용해 냉난방과 온수공급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효용성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중열을 이용하는 만큼 날씨나 계절과 같은 외부 환경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같이 사계절을 보유한 기후환경에도 적합하다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제로에너지건축물 제도를 통해 일정 면적 이상의 공공 건축물을 대상으로 지열,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의무적으로 활용하게 했으며, 올해는 민간 건축물에도 이를 적용하게 됩니다.

 

서울시 역시 녹색건축물 설계기준에 따라 연면적 합계 3만㎡ 이상 비주거 건물에 의무적으로 지열 등 재생열을 설치토록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관련 법과 제도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그 의무가 확대되면서 지하수와 이를 이용한 지하수열 냉난방시스템의 수요도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7대 협회장 연임에 성공했는데, 2기 공약 추진상황은 어떤지요.

 

▲지난 6대 협회장으로 재임하면서 우리 산업 내 산재해 있는 불합리한 규제와 애로사항들을 개선해 나가고자 최선을 다했지만 관련 법과 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했고 이를 마무리 짓고자 작년 협회장 선거에 출마해 제7대 협회장으로 선출됐습니다.

 

지금 우리 협회는 산업 전반의 체계적인 관리를 통한 발전은 물론 공적자원인 지하수의 보전과 국민의 안전한 지하수 사용을 위해서도 여러 방안을 마련 중에 있습니다.

 

단기적이고 땜질식의 대책이 아닌 실제 우리 산업과 국민이 불편함 없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국회, 정부는 물론 유관기관과의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긴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시대 대체 수자원으로서의 지하수 활용 방안이라면.

 

▲최근 기후위기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기록적인 폭우와 폭염, 해수면 상승, 빙하 유실 등에 관한 뉴스 기사가 매년 반복되고 있고 관련 피해 규모도 계속 커지는 중입니다.

 

특히 가뭄의 주기와 강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단기간에 급속하게 발생하는 돌발가뭄의 증가 또한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에 가까운 미래에는 세계 각국이 얼마나 깨끗하고 안전한 수자원을 확보했는지가 국가 경쟁력의 지표가 될 것이며, 지하수의 역할과 그 중요성 역시 더욱 강조될 것입니다.

 

실제로 국가물관리기본계획과 지하수관리기본계획 등 정부의 물 관련 정책 방향에서도 안전하고 깨끗한 지하수의 보전 관리에 대한 추진과 함께 가속화 되고 있는 기후위기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지하수 저류댐, 공공관정, 모래저장형댐, 인공함양 등 지하수 활용 방안 전략들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민방위 비상급수시설도 기후위기를 대비하기 위한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자연재해나 비상사태 등을 대비하기 위해 운영 중인 민방위 비상급수시설은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설치돼 있기 때문에 이를 기후위기를 원인으로 하는 가뭄 등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그 사용 범위와 관리체계를 넓혀가야 합니다.

 

또한, 신규로 개발되는 공동주택과 같은 거주 용도의 건물에도 지하수를 이용하는 비상 급수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 기후위기는 물론 유사상황에서도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업계 활성화를 위한 정부에 바라는 법 개정 및 제도개선 사항이 있는지요.

 

▲건설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 지하수·지열산업도 어려운 상황인 것은 사실입니다.

 

이에 업계 활성화를 위해 관계기관과의 협의가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 산업은 공적자원인 지하수를 활용하기 때문에 산업의 발전에만 치중하다 보면 지하수 오염을 유발하는 방치공 발생 등의 부작용을 낳을 우려도 있기 때문에 산업 발전과 지하수 보전의 적절한 균형을 맞춰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국가 지하수관리기본계획 취지에 부합하는 지하수 관리체계를 수립해야 합니다.

 

지하수개발·이용시설에 유효기간이 있어 법에서 정한 기간이 도래하면 그 사용기간을 연장하는 허가시설과 달리 전체 지하수 개발·이용시설의 다수인 신고시설은 처음 개발할 때 하는 신고를 제외하고는 사용기간 연장 등의 행정 절차가 없어 최초 개발 이후에는 이 시설이 잘 사용되고 있는지 아니면 방치되고 있는지 현황 파악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습니다.

 

이는 방치공 확산 및 지하수 오염, 관리 미흡 등의 문제를 야기하게 됩니다. 이에, 신고시설에도 허가시설처럼 유효기간을 도입해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지하수개발·이용시설은 허가신청인 또는 신고인이 이용권을 가집니다.

 

이 지하수개발·이용시설 이용권자는 일반적으로 본인이 소유한 토지에 해당 시설을 설치하고 지하수를 사용합니다.

 

이때, 지하수개발·이용시설이 설치된 토지를 소유한 사람이 토지를 매매하게 되면 토지소유권은 당연히 매수인에게 이전되지만 지하수개발·이용시설 이용권은 토지소유권과 함께 자동으로 승계되지 않습니다.

 

이는 지하수개발·이용시설 이용권과 토지소유권을 별개로 보기 때문이며, 그러한 이유로 지하수법 시행규칙도 ‘지하수개발·이용자 권리·의무 승계신고서’를 두어 이용권자가 바뀌는 경우 관련 행정 절차를 밟도록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토지 매매를 통해 토지소유권을 이전 받은 사람이 해당 토지에 지하수개발·이용시설이 있는지 모르는 경우나 승계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에 해당 시설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지 못해 불용공 등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토지대장에 지하수개발·이용시설의 유무를 기재하여 토지거래 시 해당 토지에 지하수 관련 시설이 있는지 알 수 있게 해 토지소유자 변경에 따른 분쟁을 방지하고 원상복구 주체도 명확히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하수 관련 영업실적에 대한 증명도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활용돼야 합니다.

 

현재 지하수 관련 영업실적은 지하수법 ‘제34조의3과 시행규칙 제54조’에 따라 지하수 전산망에 입력하는 것으로 갈음이 가능하도록 의무화 하고 있으나, 업체들의 실적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주체는 명확하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영업실적에 대한 증명은 입찰 계약시 최종 낙찰 과정에서 중요한 판단기준이 되기때문에 단순히 업체가 영업실적을 의무적으로 신고하게 하는 것에서 나아가, 업종별 기성실적을 증명해 주는 주체와 증명서 발급기관을 명확히 해 건전한 지하수 업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하수 업계를 교란하는 페이퍼컴퍼니 근절 방안이라면.

 

▲지하수개발·이용시공업 등록기준에 의하면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지반조성·포장공사업자로서 보링·그라우팅·파일공사를 주력분야로 등록한 자, 기술사법에 따른 기술사사무소의 등록을 한 자 또는 환경부 장관이 인정하는 경우에만 이미 보유하고 있는 같은 분야의 기술인력으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즉, 이와 같은 예외 규정이 아닌 경우에는 지하수법에서 제시하는 기술사나 기능사 자격증 소지자 또는 개별 법령에 따른 해당 분야의 초급 이상 기술인 등을 2명 이상 상시 확보해야 하며 건설업에 이미 등록되어 있는 기술인력으로는 지하수개발·이용시공업에 등록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타업종에 이미 등록되어 있는 기술인력을 지하수개발·이용시공업에 중복 등록한 페이퍼컴퍼니가 점차 늘어나고 이들 업체가 공공 입찰 등에 직접 참여하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우리 산업 내 불법 하도급, 임금체불, 부실공사, 방치공 등의 문제가 지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산업 질서를 어지럽힐 뿐만 아니라 후대에 물려줘야 할 소중한 공적 자원인 지하수 오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어 이들에 대한 제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입니다.

 

페이퍼 컴퍼니가 늘어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건설업의 관리 주체와 지하수개발·이용시공업 관리 주체가 서로 다르고 행정시스템이 연계되지 않아 기술인력 중복 여부 확인이 어려운 점이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전국 243개 지자체 중 지하수 전담 조직을 운영하는 곳은 30여 곳뿐이며, 전담 조직이 없는 곳은 대개 물 또는 환경 관련 부서의 일부로 운영되다 보니 체계적인 지하수 산업 관리에 현실적인 어려움도 따르고 있습니다.

 

이에, 관리 주체를 명확하게 통일해 지하수 관련 기업들을 일괄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통해 지하수 기업 간은 물론 건설업 등 타 업종과의 기술인력 중복 확인 등이 가능하도록 한다면 실제 업을 영위하는 기업과 페이퍼 컴퍼니를 구분해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한 조치를 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기술인력에 대한 통합 관리가 가능하게 된다면 해당 인력이 퇴사했음에도 이를 충원하지 않아 업을 유지하기 위한 기준에 미달돼 이를 숨기고 입찰 등에 참가하는 기업들에 대한 제재도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 남은 임기동안 경영계획 한 말씀 바랍니다.

 

▲우선,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우리 지하수·지열산업을 위해 묵묵히 각자의 자리를 지켜주신 회원사를 포함한 모든 산업 관계자분들께 무한한 감사와 깊은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회원사의 권익보호와 함께 공정하고 투명한 산업 환경을 조성하고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불합리한 정책과 애로사항들을 개선해 나가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습니다.

 

더불어, 지하수법에 근거한 국내 유일의 지하수·지열 법정단체로서 국민의 안전하고 깨끗한 지하수 사용을 위한 노력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출처 : 국토일보(http://www.ikl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