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인터뷰] 송영수 회장, "지하수 신고시설 사후관리 강화"

체계적인 산업정보관리 시스템 구축 시급
불공정계약 관행 개선, 해외 진출 활성화

"통합물관리 시대를 맞아 지하수시설의 98%를 차지하는 신고시설들의 사후 관리 사각지대를 없애는 일이 시급합니다. 물관리가 환경부로 일원화되고 지하수의 중요성이 재조명되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지하수 신고시설의 관리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한 때입니다."

5일 서울 강남구 한국지하수·지열협회 사무소에서 만난 송영수(53) 협회장은 공적자원인 지하수의 제대로 된 관리를 강조했다. 송 협회장과의 인터뷰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대면 취재는 최소화하고 이메일을 병행해 이뤄졌다. 법정단체인 한국지하수·지열협회는 회원사만 900여곳으로 지하수와 지열의 효율적인 개발과 이용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하수를 개발하거나 이용하려면 주변 지하수나 암반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한 영향조사서를 허가신청서와 함께 지방자치단체에 제출, 승인을 받아야 한다. 먹는 물의 경우 2년마다 수질검사 등 사후관리를 해당 지자체 등에 보고, 5년마다 허가 연장을 해야 한다.

단, 지하수 사용량이 100톤 미만(생활용수 기준)이면 신고만 해도 사용이 가능하다. 지하수를 이용하기 위해 땅속 깊숙이 관정을 파서 양수한다. 만약 이 관정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그 구멍으로 오염물질들이 들어가 지하수를 오염시킬 가능성이 높다. 송 협회장이 사후관리를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우리나라 지하수 수질은 매우 우수합니다. 지하수는 우리나라 연간 수자원 이용량의 10%를 차지하죠. 우리가 흔히 사먹는 대부분의 음료수나 생수는 지하수를 활용하고 있어요. 그만큼 제대로 된 시공과 관리가 담보된 지하수 이용이 중요합니다."

송 협회장은 효율적인 지하수 관리를 위해서 체계적인 산업관리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행 지하수법에는 건설산업기본법이나 엔지니어링산업 진흥법 등 다른 법들과 달리 해당 산업 발전과 관리를 위한 실적신고와 기술 인력 관리 등에 따른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송 협회장은 "법적 근거 미비로 체계적인 산업정보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산업정보관리 근거를 마련하고 업종별 맞춤형 교육 등 민간에서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한 지원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정부에 적극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불공정계약도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하수개발·이용시설공사에 따른 표준품셈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나 지자체 등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사업의 공사비는 정부고시가격에 따라 산출된다. 이를 표준품셈이라 하는데 발주처는 이에 따라 낙찰예정가를 결정하고 건설업체도 이를 기준으로 나름대로의 응찰가를 계산한다.

송 협회장은 "그동안 관행처럼 고착화된 수량 및 수질 담보의 불공정계약이 지하수업계의 가장 큰 고충"이라며 "수량 및 수질 책임시공 계약을 방지할 수 있는 지하수 시공지침 및 표준계약서 등의 제정과 지하수개발공사 품셈 공표에 따른 적정한 공사비 설계 적용 등 지하수 산업 환경 개선에 역점을 두고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송 협회장은 지하수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하드웨어 방식'을 고집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하수를 개발하는 시공부분 특성상 그 자체만으로는 일반 건설이나 토목공사와 같은 대규모가 아니라서 단일공사로 해외진출 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송 협회장은 "시공파트보다는 국내 지하수 착정장비, 펌프, 토출파이프 등 지하수 장비나 자재 관련 산업을 부흥시켜 개발도상국에 진출하는 게 더 경쟁력이 있다"며 "지하수 자원의 적정한 개발·이용과 효율적 보전·관리를 도모하고 해외진출이 보다 활발히 이뤄지도록 지하수법에 지하수 산업 활성화에 대한 근거를 담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